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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이강인에게 “치노” 인종차별 논란 있었지만…아기레 감독, 韓 사령탑 후보

하비에르 아기레(멕시코) 마요르카 감독이 한국축구를 이끌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아기레 감독과 마요르카의 재계약 여부를 전망하는 기사에서 “며칠 전 인터뷰에서 인정했듯이 (아기레 감독은 마요르카 외에) 다른 가능한 행선지를 고려하고 있다. 하나는 아시아 국가대표팀(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해고하고 공석이 된 한국을 주목하라) 다른 하나는 멕시코”라고 보도했다.아기레 감독과 마요르카의 계약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아기레 감독은 아직 마요르카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마르카는 “아기레 감독과 마요르카의 재계약은 아직 열려 있다. 아기레 감독은 2년 이상의 계약을 우선시할 것이며 몇 가지 옵션이 준비돼 있다”면서도 “아기레 감독과 구단은 아직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고 짚었다. 아기레 감독이 마요르카와 동행을 이어갈 공산도 있지만, 구단과 계약을 마친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그중 사령탑을 물색 중인 한국도 새 팀 후보로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2022년 3월부터 마요르카를 이끌며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아기레 감독은 과거 멕시코 축구대표팀을 지휘한 적이 있다. 이후 레알 사라고사, RCD 에스파뇰 등 다수 스페인 팀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을 새 선수로 만든 스승으로 여겨진다. 공격적인 재능은 매우 뛰어났던 이강인은 한때 수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아기레 감독 밑에서 약점을 보완했다. 이강인은 수비에서도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며 한국 축구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됐다.물론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의 플레이 메이킹 능력과 날카로운 왼발을 적극 활용했다. 이강인에게 프리롤을 부여하며 더욱 빛나게 했다. 실제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스페인 라리가 36경기에 출전, 6골 6도움을 올렸다. 2018년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적립한 시즌이다.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국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훈련장에서 이강인에게 “치노(Chino)”라고 외치며 한국 팬들의 뭇매를 맞았다. 치노는 중국인을 뜻하는데, 인종차별적 단어로 스페인 내에서 만연하게 쓰인다. 김희웅 기자 2024.05.01 16:17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 모험] 스포츠에서 차별은 절대 안된다

영화 ‘레이스(Race)’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이다. 혹시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와 동메달을 받은 남승룡 선수 이야기를 담은 영화냐고?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레이스는 미국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Jesse Owens, 1913~1980)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제시 오언스는 베를린올림픽 육상 단거리에서 4관왕을 한 인물이다. 그는 100m와 200m 그리고 400m 계주와 멀리 뛰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단거리 4관왕에 오른 것이다. 그가 베를린올림픽에서 세운 100m 10초02와 200m 20초03라는 세계기록은 한참 후에야 깨졌다. 그는 흑인, 아니 아프리칸-아메리칸(African- American)이다. 그 당시 백인이 알파벳 ‘N’으로 시작으로 단어로 비하하던 그 인종 말이다. 이 대목에서 영화제목을 기가 막히게 지었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보통 지성은 아니다. 영어 단어 ‘레이스(Race)’는 ‘경주’라는 뜻이다. 스피드를 겨룬다는 뜻 말이다. 동시에 레이스는 ‘인종’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흑인이나 백인이라고 할 때 말하는 그 인종 말이다. 제11회 올림픽 개최지를 독일 베를린으로 결정했을 때 독일은 히틀러가 권력을 잡고 있었다. 이미 유태인에 대한 억압을 시작한 때였다. 히틀러는 베를린올림픽을 독일 민족인 아리안인의 우수성을 과시하는 자리로 삼고자 했다. 그래서 흑인과 유태인이 베를린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려고 갖은 수를 부렸다. 흑인이라고 썼다고 뱁새 김용준 프로가 인종차별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아프리칸-아메리칸’이라고 쓰자니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있는 흑인을 담지 못하는 것 같아서 고심 끝에 어쩔 수 없이 쓴 단어이다. 독자가 마땅한 단어를 알고 있다면 귀띔해주기 바란다. 히틀러가 인종을 차별하는 무대로 만들려고 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여러 나라가 올림픽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히틀러도 결국 평등하게 치르겠다고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말만 그랬지 차별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다. 대표적인 나라는 바로 일본이었다. 일본은 조선인 손기정과 남승룡이 아니라 일본인이 올림픽 대표로 나가기 바랐다. 그래서 추잡한 술수를 부렸다. 한번 대표 선발전을 치르고도 다시 2차 선발전을 치렀다. 2차 선발전에서 일본 선수들은 지름길로 달리는 반칙까지 저질렀다. 그런데도 손기정과 남승룡 선수가 각각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승룡 선수가 속임수를 쓴 일본 선수의 뺨을 때렸다는 이야기도 전설처럼 내려온다. 아차, 이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다. 인종차별은 미국팀에서도 일어났다. 미국 육상협회는 400m 계주에서 유태인 선수 두 명을 뺐다. 기량대로라면 당연히 출전해야 할 선수를 말이다. 영화에서는 독일의 로비를 받은 미국 대표팀 단장이 그 결정을 주도했다고 풀어간다. 건축사인 그에게 베를린의 랜드 마크가 될 건물을 설계하는 일감을 주겠다는 제안으로 말이다. 주인공 제시 오언스 역시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 갖은 인종차별을 이겨낸 것으로 영화에는 나온다. 현실에서는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느닷없이 골프 칼럼에서 인종차별 이야기냐고? 스포츠에서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믿음을 독자와 나누려고 한 것이다. 차별은 혐오나 증오를 낳기 때문이다. 혐오와 증오는 전쟁처럼 상상도 하기 싫은 고통을 낳기 십상이고.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갈등이 높아지던 몇 년 전이었다. 국내 골프장 한 곳이 ‘일본차는 골프장에 주차를 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잘 한 일이라고 응원하는 사람도 제법 많았다. 그 뉴스를 보자마자 뱁새 김 프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일본 업체가 만든 골프용품은? 골프 클럽이나 골프공 말이다. 다른 나라 업체가 만든 골프 클럽이라도 샤프트는 일본 업체 것을 끼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드라이버나 우드 샤프트에 쓰는 그라파이트(탄소섬유) 원단은 일본이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독자가 아는 유명 그라파이트 샤프트는 대부분 이름이 알파벳 ‘M’으로 시작하는 회사가 생산하는 원단을 쓴다. 혹시 미국이나 유럽에서 살아본 독자라면 인종차별을 경험했을 수도 있다. 듣고 본 경우도 많을 것이다. 막상 인종차별을 당할 때 느끼는 무력감은 말로 할 수 없다. 끓어오르는 분노는 뒤돌아서면 증오가 된다. 뱁새도 미국 골프장에서 그런 인종차별을 당해보았다. 베를린올림픽 때 히틀러는 독일 골프 대표팀이 선두로 나섰다는 전보를 받았다. 히틀러는 특별 열차를 편성해 한참 멀리 떨어진 대회장으로 향했다. 직접 우승 트로피를 수여할 작정이었다. 당연히 아리아인의 우수성을 온 세상에 알릴 기회라고 생각했을 터이고. 그러나 대회장에 거의 도착할 무렵 기적처럼 선전한 영국팀이 역전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히틀러는 낙담하고 기차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스포츠에 차별을 담으려고 한 비열한 의도가 꺾인 것이다. 영화 레이스의 주인공인 제시 오언스에게는 아리아인까지도 열광했다. 아리아인이 스타디움에 맨 처음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조선인 손기정이 깨뜨린 것도 스포츠 역사가 영원히 기억할 것이고. 스포츠에서는 차별은 절대 안 된다. 그것이 인종이든 성별이든 종교이든 심지어 지역이든 그 어떤 것이든 말이다. 스포츠에서 누군가를 차별하는 사람은 진정한 스포츠맨이 아니다. 골프는 스포츠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11.08 07:31
프로축구

이번엔 관중석에 '주먹감자' 징계…끊이지 않는 울산 '주장단 논란'

K리그1 선두 울산 현대의 주장단이 연이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앞서 인종차별 논란에 주장·부주장 모두 엮이더니, 이번엔 새로 선임된 주장마저 상대 관중을 자극한 행위로 벌금 징계를 받았다. 2년 연속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팀에 다름 아닌 주장단들이 흠집을 남기는 모양새다.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0일 제14차 상벌위원회를 통해 울산 주장 김기희에게 제재금 5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사유는 상대 관중석을 향한 부적절한 행동이다. 연맹에 따르면 김기희는 지난달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1 32라운드 동해안 더비를 마친 뒤 포항 응원석을 바라보고 이른바 ‘주먹감자’ 제스처를 취해 논란이 됐다.당시 김기희는 포항 응원석을 등진 채 후반전을 치렀다. 0-0 무승부를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몸을 돌려 포항 응원석을 바라본 뒤 문제의 제스처를 취했다.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당시 영상이 공개되자 양 팀 팬들을 중심으로 당시 행동의 의도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는데, 김기희의 시선이나 두 팔의 제스처 등을 종합하면 적절한 행동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결국 김기희는 연맹 상벌위에 회부됐다. 그는 상벌위에 직접 출석하는 대신 소명서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상벌위는 당시 영상과 소명서를 바탕으로 김기희의 행동이 관중을 자극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 시 5경기 이상 10경기 이하의 출장정지 또는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 징계를 주도록 한 규정에 따라 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결정했다.지난달 새롭게 주장으로 선임됐던 김기희마저 부적절한 행동으로 징계를 받으면서 올해 울산의 ‘주장단 논란’은 또 불거지게 됐다. 김기희는 주민규(부주장)와 함께 지난달 새로운 주장단으로 선임됐고, 징계를 받은 동해안 더비 역시도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치렀다. 울산 주장단은 이미 지난 6월 심각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동남아 쿼터’ 단어와 태국 출신 선수의 실명 언급 등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당시 논란을 일으킨 선수들은 주장 정승현을 비롯해 박용우, 이명재, 이규성 등 부주장 3명이었다. 사상 초유의 인종차별 논란에 거센 후폭풍이 몰아쳤다.당시 연맹 상벌위는 직접적으로 인종차별을 언급하지 않은 정승현을 제외한 나머지 부주장 3명에겐 1경기 출전정지와 1500만원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 솜방망이 처벌 논란 속 홍명보 감독은 연맹 징계를 피한 정승현에게 자체적으로 1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당시 선수들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더욱 컸던 건 선수단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할 주장단 4명이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인종차별 논란에도 주장단을 교체하지 않던 홍 감독은 지난달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김기희를 새 주장으로 선임했다. 다만 이번엔 새 주장 김기희마저 부적절한 행동으로 징계를 받으면서 주장단 논란은 또 이어지게 됐다. 시즌 내내 선두 자리를 지키며 K리그 정상을 향해 가는 울산의 여정에 다름 아닌 주장단들이 옥에 티를 남기고 있다.김명석 기자 2023.10.13 10:03
프로축구

[IS 시선] 인종차별 ‘무징계’…마지막 기회 차버린 울산 현대

사상 초유의 인종차별 논란, 울산 현대의 답은 ‘무징계’였다. 울산 구단이 인종차별 가해 선수들에게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지난 27일 구단 자체 상벌위원회 최종 결과다. 팀 매니저 면직(보직 해임), 사살락(태국) 등 태국 축구계를 향한 사과 레터 발송, 사회적 차별 근절을 위한 재발 방지 교육·캠페인 등을 앞장서서 진행하겠다는 결론만 내렸다.핵심은 빠졌다. 선수들에 대한 구단 징계는 없었다. 당사자에 대한 사과, 팀 매니저 면직, 향후 캠페인 참여 등은 상벌위 차원의 결과 여부에 관계없이 구단이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었다. 상벌위 핵심은 결국 구단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책임 있는 징계를 내리느냐였다. 울산은 다만 해당 선수들에게 출장정지는 물론 벌금·사회봉사 등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은 채 상벌위를 끝냈다.전례를 찾아볼 수 없던 인종차별 이슈, 그 중심에 선 이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을 '마지막 기회'는 울산이 스스로 차버린 꼴이 됐다. 앞서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의 솜방망이 처벌 이후 다음 시선은 울산 구단의 책임 있는 행동과 징계 수위에 쏠렸는데, 울산은 수위를 논할 수도 없는 무징계로 답했기 때문이다. 앞서 연맹 상벌위는 사상 처음 인종차별 상벌위에 회부된 선수 4명 중 3명에게 1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1500만원 징계를 내렸다. 이들은 앞서 소셜 미디어(SNS) 상에서 ‘동남아 쿼터’ 단어와 태국 출신 선수 실명을 언급해 물의를 일으켰다. 다만 인종차별의 경우 10경기 이상 출전정지라는 명확한 규정에도, 벌금을 징계 기준보다 500만원 더 주는 대신 출전정지는 단 1경기로 줄여 논란이 일었다. 홍명보 감독은 인종차별 언급을 직접 하지 않아 징계에서 빠진 정승현에게 자체적으로 1경기 출전정지를 줬다. 연맹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는 비판 속 울산 구단 차원에서는 얼마나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던 이유였다. 그러나 울산은 연맹 징계를 오히려 방패로 삼았다. "연맹 상벌위의 의견, 홍명보 감독이 내린 징계를 존중한다"는 이유로 선수들을 향해 구단 차원의 징계는 주지 않았다. 연맹 징계와 별개로 구단 자체적인 징계는 얼마든지 가능했으나 울산은 선수들을 감싸고, 논란은 외면했다.문제는 이마저도 ‘슬그머니’ 진행됐다는 점이다. 구단 상벌위는 논란이 일어난 뒤 보름도 더 지난 27일 갑작스레 개최됐다. 결과도 일부 취재진에게만 공개됐다. 상벌위가 끝난 뒤 다음 날 오전까지도 인종차별과 관련된 구단의 공식적인 상벌위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처음 논란이 불거진 뒤 다음날 사과문을 통해 빠른 징계를 다짐하며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과는 분명 다른 행보였다. 그나마 상벌위 개최 이튿날 오후에야 김광국 대표 명의로 사과문이 올라왔다. 사건 경위, 연맹 상벌위 판단 등을 밝히며 그럴듯한 사과문처럼 보이려 애쓴 흔적만 역력했다. 정작 징계 대상 선수들의 이름은 A·C 등 이니셜로 처리했다.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 선수에 대해서는 '동남아 쿼터 선수 이름', 'B선수'로 적는데 그쳤다.인종차별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의도는 없었다'는 내용을 거듭 적은 것도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심지어 김광국 대표는 "이제 우리 팬들의 차례"라며 울산 팬들에게 응원을 더 해달라는 황당한 당부까지 더했다. 앞서 구단의 무징계 등과 맞물려 김 대표 명의 사과문에 대한 '진정성'에 의심을 갖는 건 충분히 합리적인 일이다.이로써 사상 초유의 인종차별 징계는 겨우 연맹 차원의 1경기 출장정지와 벌금으로만 K리그 역사에 남게 됐다. 만에 하나 앞으로 비슷한 논란이 불거지면 이번 징계 수위가 고스란히 기준이 될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 구단 차원에서라도 납득할 만한 수위의 징계가 필요했던 가장 큰 이유, 울산 구단 차원의 무징계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사과문이 아쉬운 배경이다.만약 울산 구단이 이번 논란을 조금이라도 심각하게 생각했다면, 선수들을 감싸기만 할 게 아니라 납득할 만한 수준의 징계를 빠르게 내릴 필요가 있었다. 국내 팬들을 위한 보여주기식 사과문이 아니라 인종차별 당사자를 위한 진정한 사과문, 주장단 교체 등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했다.여전히 구단 SNS에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팬들의 '인종차별 반대' 댓글이 이어지고 있는 건, 울산 구단의 대응이 분명 잘못됐다는 뜻이다. 'K리그 1위 구단으로서 선수단, 코치진, 프런트 모두 그 무게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행동하겠다'는 구단의 다짐이 선뜻 와닿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김명석 기자 2023.06.29 07:03
해외축구

[IS 포커스] 이강인 향한 ‘충격’ 인종차별… 잘못인지 몰라 더 심각하다

이강인(22·마요르카)에게 인종차별은 일상이었다. 하비에르 아기레(65·멕시코) 마요르카 감독이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치노(Chino)’라는 발언에 미동도 없었다. 아기레 감독이 평소에도 잘못된 말인지 모르고 하는 모양새다. 지난 22일(한국시간) 브라질 출신의 흑인 선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발렌시아와 경기 중 팬들로부타 “원숭이”라는 야유를 들었다. 인종차별적 학대였다. 국내에서도 이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이강인이 인종차별을 당한 영상이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한 트위터 유저가 올린 4초짜리 영상 속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을 향해 “중국인아 뭐하니?(¿Que Haces Chino?)”라고 말한다. 조작된 영상이라고 의심할 수도 있지만, 마요르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에서도 이강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포착됐다. 지난 11일 마요르카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그저 신난 장난꾸러기 이강인’이라는 한글 제목의 훈련 영상에도 또렷이 인종차별 발언이 담겼다. 1분 23초께 이강인의 슈팅이 빗나가자, “중국인아, 뭐해?”라는 말이 또 나온다. 카메라에 화자가 담기진 않았지만, 아기레 감독의 언사로 추정된다.차별적 발언을 들은 이강인의 반응도 놀랍다. 아무렇지 않은 듯 넘겼다. 그만큼 ‘치노’라는 단어가 익숙해 무감각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1년부터 스페인에서 생활한 이강인이 인종차별 발언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2년 전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에 출연한 그는 스페인 내 인종차별의 일례로 “동양권 사람을 보고 치노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저 스페인 내 다수가 아시아인을 ‘중국인’으로 부르기에 익숙해진 모습이다. 스페인어인 치노는 중국인을 뜻한다. 스페인어권에서 아시아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중국인에게 쓰는 것은 문제 될 게 없지만, 아시아인을 싸잡아 치노라고 한다. 인종차별이 심한 국가로 알려진 스페인에서 흔히 쓰이는 학대 표현이다. 국적을 모르면 ‘어느 나라 출신이냐’고 묻는 게 일반적인데, 중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어도 ‘치노’라고 한다. 비단 축구선수뿐만 아니라 여행객들도 왕왕 겪는 일이다. 가벼이 여길 사안이 아니다. 무엇보다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 마요르카 구단과 감독의 자세는 분명 문제다. 마요르카는 공식 SNS 계정에 인종차별 발언이 나온 영상을 한글 제목으로 올렸다. 아울러 이 콘텐츠는 이강인 위주로 나온 영상이다. 한국과 이강인 팬을 타깃으로 올린 게시물에 인종차별적 단어가 담긴 셈이다. 동양인을 두고 치노라는 표현을 쓰는 게 익숙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악의 없이 모르고 뱉은 말이라고 잘못이 없는 건 아니다. ‘무지’가 용서의 이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단 내 하나뿐인 아시아 선수에게 치노라고 하는 것은 분명 일상생활에 ‘차별’이 자연스레 녹아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경기장 내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비니시우스는 SNS에 “이번이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프리메라리가(라리가)에서는 인종차별이 일상화됐다”고 적었다. 그러나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스페인과 라리가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하는 건 불공평한 일”이라며 “인종차별 사례는 드물게 발생하며 완전히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오랜 기간 인종차별로 홍역을 앓은 스페인 축구계의 현실은 테바스 회장의 전언과 달리 더욱 비참했다. 인종차별과 맞서 싸워야 할 구단과 구성원들끼리도 학대가 오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잘못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가장 큰 문제다.김희웅 기자 2023.05.2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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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냐 이 중국인아” 쇼킹한 ‘스승’의 인종차별→이강인 반응이 더 ‘충격적’

“중국인아 뭐하니?(¿Que Haces Chino?)”이강인(22·마요르카)이 ‘스승’인 하비에르 아기레(65) 감독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물론 아기레 감독은 본인이 뱉는 말이 인종차별인지 모르는 모양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마요르카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그저 신난 장난꾸러기 이강인’이라는 제목의 훈련 영상에 또렷이 인종차별 발언이 담겼다. 영상 1분 23초께 이강인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자 “중국인아 뭐하니”라는 말이 나온다. 훈련을 지휘하던 아기레 감독이 뱉은 말로 추정된다. 이강인의 반응이 더욱 놀랍다.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넘겼다. 팀원 혹은 감독이 갑작스레 인종차별에 해당하는 이 발언을 뱉었다면, 이강인의 표정이 평소와는 달랐을 터. 어떤 내색도 하지 않는 이강인을 보면, 평소에도 아기레 감독이 자주 썼던 표현임을 알 수 있다.실제 트위터에 한 유저가 올린 짧은 영상에서도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을 보며 “중국인아 뭐하냐”라고 말했다. 옷차림을 보면 마요르카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과 다른 날이다. 계속해서 이강인을 ‘치노’라고 불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1년부터 스페인에서 생활한 이강인도 당연히 치노가 동양인을 비하하는 단어라는 것을 잘 안다. 이강인은 2년 전 축구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에 출연해 인종차별 사례로 “동양권 사람을 보고 치노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실제 스페인에서 치노라는 말과 함께 눈을 찢는 행위가 동양인을 폄하하는 대표적인 언행이다. 중국인을 뜻하는 ‘치노(Chino)’는 흔히 스페인어권에서 동양인들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부르기 편하고, ‘애칭’이라고 치부하기엔 분명 동양인을 깎아내릴 때 쓰인다. 가령 국적을 모르는 사람을 한 나라의 사람으로 특정해 부르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국적을 모르면 ‘어느 나라 출신이냐’고 묻는 게 일반적이다. 스페인어권의 많은 이들이 그저 중국인을 뜻하는 치노로 아시아인을 묶어 버려 인종차별 하는 일이 잦다. 중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음에도 치노라고 칭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물론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의 국적을 모를 리 없다. 인종차별인지 모른 채 악의를 담지 않고 치노라는 단어를 썼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모르고 사용했다고 해도 용서될 수 없는 일이다. 스페인 사회에서 치노라는 단어가 동양인을 칭하는 뜻으로 널리 쓰이며 애칭으로 쓴다는 것도 그저 핑계다. 이강인이라는 이름도 있고, 아시아인을 칭하는 ‘아시아티코(Asiático)’ 한국인을 뜻하는 ‘코레아노(Coreano)’라는 단어도 있다. 팀 내 하나뿐인 동양인 선수를 부를만한 애칭은 차고 넘친다. 마요르카 구단 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인종차별 발언이 들어간 영상을 버젓이 올린 것을 보면, ‘치노’라는 발언이 익숙하거나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세계 축구계는 인종차별과 싸워왔다. 선수가 인종차별의 표적이 될 때마다 뭇 구단에서는 강력히 조치했다. 그런데도 축구계는 계속해서 인종차별로 홍역을 앓고 있다. 특히 스페인 무대는 더욱 심하다. 22일에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발렌시아 팬들에게 “원숭이”라는 모욕을 들었다고 한다. 인종차별을 당한 비니시우스는 SNS(소셜미디어)에 “이번이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는 인종차별이 일상화됐다”며 “나는 (인종차별로부터) 지킬 방법이 없다.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나는 강하며 인종차별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인종차별이 일상화된 스페인 리그에서 비단 학대를 행하는 대상은 다수 집단 속에 있는 관중만이 아니었다. 무려 스페인 최상위 리그 구단에서, 그것도 감독이 선수에게 ‘치노’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김희웅 기자 2023.05.2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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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이강인, 마요르카 감독에게 인종차별 피해? “뭐하냐 중국인아”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어를 향한 인종차별 문제는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의 국내 트렌드에는 꾸준히 '인종차별' 태그가 검색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와중 비니시우스와 같은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강인(마요르카)을 향한 인종차별 피해 의심 사례도 공유됐다.SNS의 한 유저는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은 이강인을 보고 '중국인아 뭐해'라고 소리쳤다"고 지적했다. 유저가 공개한 4초 남짓의 짧은 영상에선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 쪽으로 고개를 돌린 뒤 'que haces chino(뭐하는 거냐 중국인)'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주목할 부분은 'chino'다. 이는 북중미와 남미에서 동양인을 낮춰 부르는 단어로,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이강인을 향해 'chino'를 외치는 건 구단 공식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11일 전 마요르카가 공개한 "그저 신난 장난꾸러기 이강인"이라는 제목의 훈련 영상에서다. 영상 1분 24초 경, 이강인이 오른발 슛을 시도한 뒤 'chino'가 들어간 외침을 들을 수 있다. 과거 이강인은 해당 단어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2년 전 이강인은 유튜브 채널 '슛 포 러브'에 출연해 스페인에서의 인종차별 사례로 "동양권 사람을 보고 chino라고 말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마요르카는 앞서 과거에도 동양인 인종차별 사례로 논란이 됐다. 피해자는 바로 지난 2019~20시즌 마요르카에 임대돼 활약한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다.지난 2020년 2월 경기 중 마요르카의 다니 파스토르 코치는 구보를 불렀는데, 이때 그를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했다. 상대 팀 팬의 도발적 행동이 아닌, 자기 팀 선수를 향한 제스쳐였다. 해당 장면이 SNS를 통해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특히 한국·일본은 물론 영국에서도 해당 문제를 심각하게 다뤘다. 하지만 당시 라리가는 '코치가 별다른 의미 없이 선수를 호출했을 뿐'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했다. 닷새 뒤 사무국은 잘못을 인정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해당 코치는 2019~20시즌을 마치고 마요르카를 떠났다.한편 마요르카의 다음 상대는 인종차별 논란과 연루된 발렌시아다. 두 팀은 오는 26일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모시에서 2022~23 라리가 36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05.22 22:06
연예일반

‘진격’ 샘 오취리 ‘인종차별 논란’ 3년 만에 사과…“한국서 살고파”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인종차별 논란 후 3년 만에 방송에 출연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인종차별 논란 후 3년 만에 방송에 출연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지난 21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서는 2년 6개월 만에 방송에 출연한 샘 오취리가 심경을 밝혔다.이날 샘 오취리는 “그동안 저를 좋아해주고 저를 엄청 사랑해주신 분들께 실망드려서 죄송하다. 제 실수로 고생하신 분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고민으로는 그동안 한국에서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다는 것이었다.샘 오취리는 “3년 전 고등학생 친구들이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졸업사진을 찍을 때) 가나에서 유행하던 관짝 춤을 따라했다. 얼굴도 검게 칠했었다”며 “‘흑인 입장에서는 안 좋게 볼 수도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게 화제가 됐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 친구들 입장을 생각 못했다”며 “고등학생들이 일부러 흑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도 아니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제대로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또 샘 오취리는 이후 작성한 사과문이 사람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며 ‘teakpop’이라는 단어가 K팝을 K팝을 비하하는 뜻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샘 오취리는 “사과문을 올렸을 때 반응이 안 좋아서 ‘제대로 사과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말을 잘못했다가 괜히 오해받을까봐 걱정됐다. 주변 사람들이 차라리 조용히 있으라더라. 그러다 일이 커졌다”고 털어놓았다.샘 오취리는 동양인 비하, 성희롱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제가 한 방송에서 얼굴 찌푸리기 코너를 했는데 그게 동양인 비하를 한 것처럼 됐다. ‘너는 동양인 비하하면서 왜 학생들한테 뭐라고 하느냐’고 하더라”라고 떠올렸다. 5년 전 성희롱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을 두고는 “그 글이 ‘흑인의 매력에 빠지면 못 나온다’는 내용이었다”며 “어떻게 생각하면 성적인 의미로 볼 수 있었는데 저는 그런 생각을 안 했다. 그런데 상대방 입장으로 보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잘못했고 미안했다”고 반성했다.한편 샘 오취리는 JTBC ‘비정상회담’ MBC 에브리원 ‘대한외국인’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는 2020년 8월 의정부고 졸업사진 중 얼굴을 검게 분장한 ‘관짝소년단’ 학생들을 보고 “인종차별이다.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니 하지 말아달라”고 지적했다.끝으로 샘 오취리는 “한국에서 살고 싶고 한국 좋아한다. 한국 사람들을 좋아한다. 한국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며 “한국어를 배울 때 정이라는 걸 배웠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이라는 걸 한국 친구들에게 느꼈다”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이 과정에서 샘 오취리는 SNS에 해당 글을 올리며 학생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K팝을 비하하는 뜻을 가진 ‘teakpop’이라는 단어를 해시태그해 논란이 됐다. 또 과거 방송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제스처를 취한 사실과 성희롱성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도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이루 그는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2.22 07:27
스타

‘인종차별 논란’ 샘 오취리, 3년만 연예계 복귀

방송인 샘 오취리가 3년 만에 방송 활동을 재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동아닷컴 보도에 따르면 샘 오취리는 지난 9일 채널S 예능 프로그램 ‘진격의 언니들’ 녹화 일정을 마쳤다. 샘 오취리가 등장하는 녹화분은 오는 21일 전파를 탄다. 가나 출신 방송인인 샘 오취리는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MBC 에브리원 ‘대한외국인’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하며 시원시원한 입담과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오취리의 승승장구는 오래가지 않았다. 각종 논란으로 인해 그는 국내 방송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2020년 8월이었다. 당시 유튜브와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 화제를 모은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하며 얼굴에 검게 분장한 의정부고 졸업사진 속 고등학생들을 보며 그는 “인종차별이다.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니 하지 말아달라”고 지적했다. 특히 SNS에 해당 글을 올리며 학생들의 얼굴을 그대로 노출했다는 점, K팝 비하 의미를 내포하는 ‘teakpop’이라는 단어를 해시태그로 사용한 점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발언 이후 누리꾼들은 타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가 동양인을 비하한 제스처와 다른 배우들에게 희롱적 발언을 한 과거를 언급하며 비판 여론을 이어갔다. 샘 오취리는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방송 활동 잠정 중단 도중 샘 오취리는 여러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하며 과거 논란과 자신의 생활고를 언급하기도 했다.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2.1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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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이탈리아 축구가 둘째라면 서러워할 것, 인종차별①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대한민국은 연장 후반에 터진 안정환의 골든골로 이탈리아에 2-1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의 찌질한 복수는 바로 시작됐다. 다음날 당시 안정환의 소속팀이었던 이탈리아의 페루자 구단주는 그와의 계약 해지를 언급하며 “I have no intention of paying a salary to someone who has ruined Italian football(이탈리아 축구를 망친 안정환에게 월급을 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자신을 민족주의자라고 밝힌 구단주는 “안정환은 다시는 페루자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정환이 유럽인이었어도 저런 발언이 나왔을까? 일개 팬이 홧김에 보인 반응이 아니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세계 최고 프로축구리그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세리에A 구단주의 발언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극단적이고 경솔했다. 그의 발언을 통해 이탈리아 축구에 뿌리 깊게 박힌 인종차별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 집에 있던 안정환의 승용차는 박살이 났다고 한다. 심지어 마피아는 그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불똥은 아시아인 전체로 퍼졌다. 이탈리아에 있던 동북아시아 사람들은 모두 ‘한국인’ 취급당하며 모욕과 욕설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종차별이 없는 사회는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다른 서유럽국가에 비해 인종차별이 유독 심하다. 2017년 미국의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는 서유럽 15개국 국민의 민족주의와 이민자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22개 질문의 대답을 바탕으로 퓨리서치센터는 0에서 10까지의 범위를 갖는 님(NIM: Nationalist, anti Immigrant & Minority) 척도를 만들었다. 님 척도의 숫자가 높을수록 타민족에 대한 거부감이 높음을 보여준다. 조사된 대부분의 나라에서 5.01 이상의 점수를 받은 국민의 점유율은 15%~25% 사이였다. 스웨덴은 단지 8%의 국민만이 5점 이상을 기록했고, 유럽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는 16%를 보여줬다. 그에 반해 이탈리아는 5점 이상을 기록한 국민이 무려 38%로 나타났다. 서유럽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국가는 이탈리아였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다른 조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1년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이탈리아 사회에서 외국인 혐오증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이탈리아의 한 연구에 의하면 인터뷰 대상자의 55%가 인종차별적 행위를 정당화했다고 한다. 또한 로마에 위치한 정치사회연구소(Eurispes)가 2020년 펴낸 보고서에 의하면, 이탈리아인의 15.6%는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대학살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사회 지도층의 인종차별 발언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한테 “선탠까지 했다”는 상식 밖의 농담으로 구설에 올랐다. 우파정당인 북부연맹의 수장이자 상원 부의장인 로베르토 칼데롤리는 2013년 이탈리아 정부의 첫 흑인 장관이 된 세실 키엥게를 가리켜 “그녀를 보면 오랑우탄이 떠오른다”는 막말을 던지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칼데롤리는 “농담이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이 밖에도 북부연맹의 한 여성의원은 아프리카인이 2명의 여성을 성폭행 한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누군가가 키엥게 장관을 강간해야 한다”라는 끔찍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인종차별이 일상적인 나라라는 것을 감안해도, 키엥게 장관에 대한 언어 공격은 충격적이었다. 아울러 축구장에서 흑인 선수를 조롱하기 위해 바나나를 던지듯이, 키엥게 장관에게 바나나를 투척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은 남녀노소, 도시와 시골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좌우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18~19세기 유럽의 열강들이 식민지 쟁탈전을 벌일 때 통일도 못 이룬 이탈리아는 이에 합류할 수 없었다. 따라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식민지 국가들과 가진 문화적, 인적 교류를 이탈리아는 경험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들은 타 인종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캄파닐리즈모(campanilismo, 이탈리아어 종탑에서 파생된 단어로 지역마다 중심에 있는 성당 종탑의 종소리를 같이 듣고 사는 사람들의 강한 유대감을 의미)로 표현되는 이탈리아 특유의 지역주의와 가족주의 문화도 타 문화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데 일조했다. 역사적으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아일랜드와 더불어 이민을 보내는 나라였지, 받아들이는 나라가 아니었다. 이러한 나라에 1980년대 후반 비 유럽 출신 노동자 유입이 본격화했다. 이탈리아는 빠르게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변화했고, 최근에는 지중해를 통해 난민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게다가 지금도 남아있는 파시즘의 유산과 베니토 무솔리니에 대한 향수, 그리고 이탈리아의 경제 침체에 이어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심리도 타 인종에 대한 거부감에 힘을 실었다. 안정환이 페루자에서 고통받은 지 20년이 지났지만, 이탈리아 사회나 축구리그에서 인종차별은 개선되지 않았다. 도리어 2019년 당시 인터 밀란 감독이었던 안토니오 콘테는 이탈리아 축구의 인종차별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다음 칼럼에서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7.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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